인천 미분양 총 3270가구…대형단지에서도 속출
서구 미분양, 518가구→1351가구…3.6배 급증
왕로푸 약 718가구 주인 못 찾아 인천 미분양 적체 주도
인천시 미분양 가구수가 다시 거세게 치솟고 있다. 올해도 2만 가구 이상이 공급을 앞두고 있어 물량 적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6일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인천 미분양은 총 3270가구로 전월 1298가구 대비 무려 1972가구(151.9%)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전국 미분양 가구는 총 6만2489가구로 전월 5만7925가구 대비 8% 늘었다. 인천에 이어 미분양이 크게 증가한 지역은 경북(8862가구)과 경기(5803가구)로 각각 전월 대비 29%, 20.3% 증가했다.
인천에서는 서구가 미분양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서구 미분양은 지난해 11월 518가구에서 1351가구로 약 3.6배 치솟았다. 이어 △미추홀구 405→812가구 △중구 65→333가구 순으로 미분양이 증가했다.
인천 미분양 폭증은 연말 밀어내기 분양 물량이 수요자들에게 외면을 받으며 발생했다. 실제로 11월부터 12월 사이 분양된 △미추홀구 'e편한세상 제물포역 파크메종' 일반분양 411가구중 282가구 미분양 △중구 '운서역 대라수 어썸에듀' 일반분양 305가구 중 284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특히 12월 공급된 '왕길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이하 왕로푸)'의 흥행 실패가 인천 미분양 폭증에 불을 붙였다. 왕로푸는 지하 2층~지상 29층, 총 1500가구 규모로 시행사는 DK아시아, 시공사는 대우건설이다.
앞서 왕로푸는 지난해 12월 4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청약에서 흥행에 참패했다. 706명을 모집한 특별공급은 91명만 신청해 평균 경쟁률 0.12대 1로 미달됐다. 1·2순위 청약에는 총 1409명 모집에 691건의 청약통장만 모여 평균 경쟁률 0.49대 1로 전 타입 미달됐다.
왕로푸의 흥행 참패 요인으로는 고분양가와 주택시장 침체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단지의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전용 59㎡ 5억4050만원 △전용 74㎡ 6억6700만원 △전용 84㎡ 7억3700만원으로 인근 단지인 '검단 SK뷰' 대비 전용 84㎡가 최대 3억원 정도 높아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2월 청약 기준 약 718가구가 미분양됐다. 이후 진행된 계약 이탈 수요인 미계약분까지 합치면 미분양 가구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DK아시아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주택시장 침체가 더 심해져 분양 소진이 더디지만 지속적으로 미분양을 줄여가고 있다"며 "현재 아파트 공급 외 도로와 가로등, 가로수 등 기반시설 투자를 통해 단지가 위치한 동네 자체를 변화시켜가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인천 2만2225가구 분양 예정…물량 적체 우려
인천은 앞서 지난 2017년과 2019년에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됐던 만큼 향후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올해 2만가구 이상의 물량 공급이 예정돼 상황이 녹록치 않은 분위기다.
2017년 4월 기준 인천 미분양은 4501가구에 달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미분양리스크에 따라 주택공급량을 관리하기 위해 인천 내 미분양률이 높은 연수구를 5월까지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했었다. 당시 미분양이 급증한 이유는 주택공급 속도가 인천 연수구 지역 발전보다 빨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9년 6월에도 서구 검단신도시에서 미분양이 속출하며 HUG로부터 다시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올해도 약 2만 가구가 공급을 앞두고 있어 미분양 가구 소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부동산R114 조사에 따르면 올해 인천 지역에 공급예정인 물량은 총 2만2225가구다. 월별 계획물량은 △1월 4070가구 △3월 672가구 △4월 1389가구 △6월 3768가구 △7월 2654가구 △8월 324가구 △10월 4200가구 △12월 1478가구 등으로 미정물량은 3670가구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인천에 상당한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라 연초 쌓인 미분양 물량이 소진될 지는 두고봐야 한다"며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분양가 상승세가 맞물려 브랜드 아파트라도 시세 대비 비싸면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아시아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