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년을 대상으로 새 청약통장을 출시한 가운데 부동산 정책에서 4050 세대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의 혜택이 청년층에 쏠려 있다는 점에서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역차별’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전날 높은 금리로 자산을 불려주고 청약에 당첨되면 분양가의 최대 80%를 저금리에 대출해 주는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 을 출시했다. 이 청약통장은 앞서 지난해 11월 발표한 ‘청년 내집 마련 1·2·3’의 후속 조치로 기존 청년우대형 청약저축의 가입대상과 지원 내용을 확대·개편해 새롭게 출시한 상품이다. 소득 5000만원 이하의 만 19~34세 무주택 청년이 대상이다. 금리 혜택은 최고 4.5%에 이르고, 납입금액(연 300만원)의 4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통장을 이용하면 전용 저리 연계 대출도 받을 수 있다. 최저 연 2.2% 금리로 분양 대금의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최장 40년까지 분납이 가능하다. 대출 지원대상은 만 39세 이하 무주택자이다. 미혼일 경우 연 소득이 7000만원 이하, 기혼이면 1억원 이하(부부 합산)여야 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 사전청약 당첨자도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으로 전환 가입할 경우 대출신청을 할 수 있다. 이 대출 상품인 ‘청년주택드림대출’은 내년부터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청년주택드림대출의 구체적 사항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올 연말 발표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40대 이상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사회에서는 우리나라 경제 허리 역할을, 가정에서는 부모 봉양과 자녀 양육을 담당하고 있지만 각종 정책 혜택에는 빗겨나가며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에서 전세로 거주 중인 A씨는 본인을 ‘원치 않은 실직으로 실업급여를 받고 있는 가장’이라고 소개하며 “중장년층도 혜택이 있었으면 좋겠다. 취업시장에서도 젊은 사람만 뽑는데 서럽다. 인생에서 진짜 힘든 건 40대부터인 것 같은데 정작 혜택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거주 중인 B씨는 “청년은 젊기라도 하지만, 나이는 들어가는데 아직 집도 없어 아이 키우기도 배로 힘들다”며 “아이 키우면서 신혼도 아닌데 중장년층이면서 집 없는 설움 겪으며 사는 우리네 사정은 아무도 몰라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부동산 정책이 청년층에 쏠려있다는 지적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달 29일 시행된 신생아특례대출도 대표적이다. 신생아특례대출은 혼인 여부에 상관없이 출산하면 혜택을 주며, 최저 1%대 금리로 9억원 이하 주택 매입 시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금리는 1.6%~3.3%다.
아울러 지난해 정부가 선보인 ‘뉴홈’ 정책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5년간 공급하는 공공분양 주택 50만 가구 중 68%(34만 가구)를 청년층에 할당했다. 나머지 16만 가구가 4050세대 등 중장년층에 공급된다.
전문가들은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결혼 및 출산엔 적극적으로 정책 역량을 집중하는 게 맞는 방향이라 공감하면서도 4050세대 장기 무주택자에 대한 정책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결혼과 출산율 하락이 심각하다는 점을 고려해도 나이를 기준으로 혜택을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2030세대가 아니라고 해도 처음 집 살 때나 결혼할 때는 혜택을 주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브릿지경제